기억해줘요. [2022-09-05]
시간이 흘러도 날 기억해줘요
아픈 마음도 슬픈 마음도 아닌
아늑하게 점멸하는 별 같은 추억으로
바다 속에 잠겨 가라앉아버릴 기억이겠지만
옛 추억 회상하며 희미하게 떠 오를때
나를 미숙함에 아파하던 낭만으로 기억해줘요.
실망 [2022-09-23]
기나긴 불안의 끝에
찾아온 건 피하고 싶던 절망
이제야 끝나나 했던 기대는
무참히 바스라지고
즐거웠던 한때가
무너지는 하루
삶은 끝없는 레이스라지만
중간역에 다다르는 것도 힘들어서야
그저 울고싶을 따름이라
취하던 안하던 인생은 고통뿐이니
찾아올 고뇌를 애써 무시하고
술이나 한잔 더 하자.
우울의 계절 [2022-09-27]
우울은 항상 폭풍처럼 온다.
가을을 배경으로
한겹 두겹
휘몰아치는 고통들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현실의 짐도
점점 맞닥게 되는 미래의 불안도
채울 수 없는 마음의 외로움도
포기할 수 없어서 가지게 되는 실망도
어제의 잔잔했던 바다는
오늘 거짓말처럼 휘몰아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잠잠해질 테지만
시간이 지나기 전까진 너무나 고통스러워라.
선선한 가을을 배경으로
우울함이 다시 폭풍친다.
눈물 [2022-09-27]
이 마음에는 눈물이 필요하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기에
스스로를 위해서는
눈물을 흘릴 수 없어서
대신 울어줄 이가 필요하다.
나는 눈물의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누군가의 진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가
세상에 귀중하지 않은 이는 없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귀중하지 않다.
마음의 값어치가 매겨지지 않은 나에게는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