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빛 [2022/05/30]

별하나 보이지 않는 밤이네

지상에는 아직도 불빛들이 어지럽지만
더 넓은 하늘은 불빛 하나 없는 적막

이 밤이 조금 더 시끄러웠으면 좋겠어

별빛과 함께 꿈꿨던 감성은
달빛이 비췄던 외로움은
벌레 취급 받으며 관속으로 사라지는 지상

언젠가 우화해 하늘로 날아가
낭만을 되살리는 반딧불이 되길
이 밤을 다시 밝힐 별빛이 되길


푸념 [2022/05/23]

어떻게 인생에 좋은 일 하나 없는지

마음을 달래려 새로운 걸 해봐도
이런, 기대를 해버렸다
기대는 실망이 될 뿐인데

남은 인생 조금이라도 잘살려면
기대하지 말자 이 인생에 좋은 일은 없다.

지난 추억도 즐거웠던 시간도.
이제 와서는 즐거운 척 하는 발버둥 일뿐

내 인생에 좋은 일은 없었고 없을 것이다

서른을 넘길 수 나 있을까 순간순간에 고통일 뿐이라


위로 [2022/05/23]

희망도 의지도 없는 절망적인 시를 내뱉으면,
역설적이게도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방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우울하던 한 인간이,
밑바닥에서 조금은 올라올 수 있게 된다.

진정한 위로는 희망이 아니라
체념과 해학에 있지 않을까.

앞으로 남은 인생도
절망이 주는 위로 속에, 즐거움의 착각 속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살아냈으면 좋겠다.

희망을 버리고, 힘을 내자. 화이팅


자작시 [2022/05/30]

날 풀려 낭만이 찬 백양로엔,
밤마다 방황하는 이가 있어

어떤 때는 외로움을
어떤 때는 낭만을 씹으며
시끄럽던 한낮을 그리워 한다

매일 밤 짓누르는 번뇌에
시가 그의 위안이 되어주어
조금 더 삶을 견디어 본다.


시구 [2022/05/31]

관성에 이끌려 걷는 밤산책 중에
스스로를 매혹시키는 시구가 떠오르면
발걸음이 더욱이 빨라진다.

하잘것 없는 내 인생에서
나도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

스스로를 위하여 쓰는 시가
자위질에 불과할 지라도
공허한 삶에서 가능성을 발견해버리면,
희망을 품어버리게 된다.

언젠가 나에게 감동받아
울어버리는 날이 오길,
내 인생의 가치를 찾는 순간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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