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 [2023-01-01]

생일엔 혼자 지내는게 습관이다

그 많던 친밀한 이들 중
일년 중 내 가장 소중한 날을 내어주고 싶은 이가 없어서 일까

이기적인 삿된 마음
사람을 바라지만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

이 삶을 고독하게 만드는 건
아무곳에도 의지하지 않는
나의 이기심이다

특별한 날에
아파서 약을 타먹고
뭐하나 먹지 못하고 굶고
아무 이도 보지 않고 홀로 지내면서도
되려 만족스러운 것은

스스로의 인생을 자조하고
자기 동정하고 싶어하는
한심하고 나약한 나의 나체이다

나의 문제를 알지만
스스로 고칠 마음이 없다는 것은,
새로운 누군가가 다가와
나의 삶을 바꿔줬으면 하는

의지 없이 애정결핍에 빠진
나의 어린 마음이다.


시쓰는 청춘 [2023-01-16]

홀로서는 청춘에게 시는 분노다.
세상에 가득찬 부조리를 외면했던 것에 대한
이기심에 가득찬 어른들과 자신에 대한 분노이다.

고통받는 청춘에게 시는 비명이다.
어느곳에서도 속 시원히 소리지를 수 없어서
글로라도 찢어지는 고통을 토해내려는 비명이다.

방황하는 청춘에게 시는 눈물이다.
이 시대에는 타인의 슬픔을 품어주는 이가 없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흘리는 눈물이다.

흔들리는 청춘의 삶은 시다.
부조리 삶을 마주하며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이 인생은
슬픔과 희망으로 가득찬 한권의 시집이다.


순간 [2023-01-18]

오늘 하루 많이 힘들었나요
그 마음을 저도 조금은 알아요

선의로 베푼 마음이
날카로운 가슴에 베여 상처받으면
더없이 슬픈 마음이 아닐 수 없어요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으려 했는데
돌아오는게 무심한 말이라면
이보다 바닥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기분이 더 더 더 절망으로 빠져버리죠.

그런데 저는 이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람은 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사니까
기대가, 마음이 똑같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은 항상 변하기에,
애정도 미움도 한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순간을 믿어줘요.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사람이 그대를 걱정하는 것을
당신의 가까운 사람들이 그대의 슬픔을 아파하는 것을

이 마음이 언젠가는 사그라질지도 모르지만,
또 다시 그대의 마음을 배신할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느때보다 진실된 감정이에요.

외로운 별처럼 점멸하는 이 슬픔의 순간이 끝나면
언젠가는 다시 따듯한 코코아 같은 훈훈한 순간도 올거고
눈밭의 어린아이처럼 천진할 수 있는 순간도 올거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사랑의 순간도 올거에요.

순간을 믿어줘요.
이 순간은 잠시이고 다른 순간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줘요.
흘러간 순간들은 모두 아련함으로 보낼 수 있으니
지금만, 잠시만 아파하면 되요.

이 슬픔이 하루빨리 지나가길 빌어요.

Tags:

Categories:

Upd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