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 [2022-12-06]

쓰라린 밤
내려온 소식에
마음이 무너지는 건지
이성이 흔들리는 건지

이미 알고 있던,
항상 바래왔던 결말을 마주하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

내 기분은 슬퍼야 할까
화내야 할까 웃어야 할까

표류하는 인생에서
가장 길 잃은 순간

술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지만
길 잃은 사실은 잊게 해주니
다시 한번 손이 간다

무너진 마음에 위로주를 건네며
이게 인생이지 하며
망각을 기대한다


바램 [2022-12-18]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와주길

싸늘하게 얼어붙는 겨울보다 시린 것은
너가 없는 내 가슴 속 빈자리인데

언젠가 봄눈이 살짝 내려 앉듯,
어느새 새싹이 몰래 고개를 들 듯

아무도 모르게 돌아와 줬으면 한다
자연스럽게 옆에 있어줬으면 한다

그 소망만으로도 시린 겨울을
조금은 견딜 수 있으니까.
마음 한켠이 조금은 따듯해지니까

그러니까
아무 걱정할 필요없이,
아무도 모르게,
이 옆에 앉아줬으면 좋겠다.


새로운 심장 [2022-12-22]

이 마음엔 새로운 이가 필요하다.
낡아 헤진 심장을 대신해줄
새로운 이가,

미련에 붙잡힌 누더기 심장은
불안하고 애처로이 뛰는데

가슴에 박힌 바늘에 닿을때마다
들숨과 날숨이 한없이 시리다.

표류하는 마음이 향해야할 지표가
달빛과도 같이 선명했다면,

그러니까 그런 연유로,
이 마음에는 새로운 심장이 필요하다.


찬바람 [2022-12-29]

열차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서울의 싸늘한 추위

간 밤에 있었던
곪아있던 응어리는
저편에 남겨두고 왔다.

추위에 약한데도
싸늘한 찬바람에
되려 위안을 느끼는 이유는

앞으로는
마음을 조금 굳혀야지
그만 흔들려야지
추위에도 좀 더 강해져야지
,하고 마음 먹은 까닭일 것이다.

울컥하는 응어리를 애써 삼키며
소년은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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