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 글자 [2023-04-17]

너를 알기 전
너의 이름 세글자는
멀리서 본 산의 나무 같은
무심한 풍경이었다.

너를 알고 난 이후
너의 이름 세 글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듣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리는 단어가 되었다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발작처럼 떠올라
가슴을 시리게 만드는 단어

차라리 몰랐던 때가 나았을까 하지만
찬란히 빛나는 빛에 끌려
눈을 돌리지도 못한다

그러니 이제는 시리움을 참고
내게 새로 의미가 되어줄 이름을 기다릴 수 밖에
기약이 없는 그리움을 견딜 수 밖에

보름 같이 떠오르는 너의 세글자에
밤빛을 걸으며 마음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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